해리포터 3차 창작, 조아라 패러디 '지독한 후플푸프' 2차 창작. 현대 환생물 (20210502)
- 오랜만이라 어색합니다. 양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어니스트 셀번 생일 축하해!
빌라들이 모여 있고, 큰 길가에는 상가가 있는 그저 그런 보통의 동네. 그러나 그렇게 발전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낙후된 지역에 가까운. 회색 벽돌 담장들이 모인 그 동네의 구석, 작은 공터 - 그것을 공터라 부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공虚, 비어 있으므로 공터라 부르기로 암묵적으로 합의된 곳이었던 - 시멘트 바닥들과 파이프가 널려 있는 그곳에, 한 면만 남기고 허물어진 높은 담장 위에서, 소년은 다리를 흔들고 양손으로 턱을 괸 채 무료한 표정으로 늘 그랬듯 동네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실제로 높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소년은 항상 그렇게 그곳에서 지켜보는, 내려다보는 것을 한낮의 일과로 삼고 있었다.
탁, 소년은 담장에서 뛰어내렸다. 그와 동시에 뒤에서 작은 발소리가 멈춰 섰고, 소년이 뒤를 돌아보는 그 순간에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빠, 또 여기 있었어? 여기 백날 있어 봐야 아무도 안 온다니까."
"그런 거 아니거든."
"아니긴 뭐가 아니야? 슈퍼 할머니가 오빠가 또 여기서 얼 빼고 있다고 알려주셨어."
한심하다는 듯한 빅토리아의 일갈에 어니스트는 미간을 구기며 툴툴거렸다.
"야, 너는 어린 애가 뭘 그렇게 토를 다냐? 오빠가 그렇다고 하면 그런가 보다, 하면 되는 거야."
"웃기시네, 그냥 빨리 집에 들어오기나 해. 어떤 오빠가 어린 여동생 혼자 집에 두고 온종일 나가 있는데?"
"할 일이 있으니까 그렇지."
어니스트의 말에 빅토리아는 웃긴다는 듯 코웃음을 치며 반격했다. 어리네 뭐네 하지만, 그렇담 그런 어린 동생 두고 나가는 자기는 뭐람? 그 말에 할 말이 없는 듯 어니스트는 어물어물 말을 흐렸다. 빅토리아는 그 모습이 어쩐지 서러워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해야 할 일을 깨달았다는 듯 짜증 서린 표정으로 타박했다.
"할 일은 무슨. 나가서 돌아다니다 동네 패거리들한테 얻어맞기밖에 더 해? 지난주 금요일에도 그랬지."
"아니거든? 얻어맞은 게 아니라!"
"그래그래, 알았다고. 그렇다고 해 줄게."
그에 어니스트는 앙칼지게 반박했지만, 빅토리아가 한심하다는 듯 '그렇지는 않지만 네가 그렇게까지 주장하니 그냥 그런 걸로 해 주겠다' 인정을 하자 새삼 무엇을 하고 있는지 맥이 풀려서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빅토리아의 표정을 살피자, 영 좋지 못한 게 걱정을 끼친 건가 싶어 미안해졌다.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제 동생이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무구한 어린아이인 빅토리아에게, 그가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옛 인연들을 기다리고 있노라고, 그리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과거의 인연이 있다기에 그와 과거라는 단어 자체가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아직 그는 어렸는데. 아마도 어디 아프냐거나, 꿈 꿨냐며 꿈과 현실도 구분 못 하냐는 한심한 눈길을 받으면 모를까.
사실 그도, 그 마법 같은 일들이 현실인지 아닌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그 담장은 어린 어니스트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확인 절차였다. 그래서 어니스트는 그 담장을 미련 서린 눈길로 쳐다보면서도 빅토리아가 이끄는 대로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멍청이. 바보. 언제부터 그렇게 눈치가 없었다고?
하지만 빅토리아도 알았다. 머리가 복잡해서 눈치채지 못할 수 밖에 없었을 거라는 건. 그렇지만 미각 말고는 다 민감했던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나 작은 어린아이에 대한 위화감을 느끼지 못하는지, 그것이 어이없다가도 혹 폴리주스 부작용이나 고문의 후유증이 아직까지도 영향이 있는 것일까 봐, 그럴 리 없음에도 훅 두려워지고는 했다.
그렇게 기다려봤자 아무도 오지 않아. 세브는 이제 없어. 다른 사람들도 없어. 우리를 기억하지도 못할 거야. 지금은 옛날만큼 크게 비참한 상황도 아닌데 왜 그렇게 존재하지도 않는 과거의 인연에 얽매이고 있는 거야?
그러나 빅토리아도 내심 어니스트가 귀가할 때마다 누군가와 같이 오지 않을지, 우편물 사이에 다른 편지가 하나 있지 않을지, 언젠가 어디선가 만날 수 있지 않을지 그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워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핀도르는 안주하는 자가 아니라 싸우고 쟁취하며 행동하는 사람이다.
어니스트가 후플푸프다운 끈기로 계속 기다린다면 빅토리아는 찾아 나서기로 결정했다.
어니스트는 불안하고 가슴이 조여드는 생활을 며칠째 지속하고 있었다. 땅꼬맹이 하나가 '다녀올게.' 한 마디를 하고 며칠째 보이질 않았기 때문에. 경찰서에 실종신고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무력하게 동네를 돌아다니는 것밖에 할 수 없어서, 어니스트는 몸이 버티질 못해 무너진 것을 제외하면 한순간도 맘 편히 자지 못해 거의 전시 때와 같은 몰골이었다.
"어니!"
외치는 목소리에 어니스트는 깊은 안도감을 느끼며 돌아서 소리쳤다. 걱정은 종종 분노로 표출되고는 한다.
"빅키! 이, 멍청한, 망아지야! 너, 대체 어디를!"
빅토리아가 상황에 전혀 어울리지 않게도 씨익 웃었다. 두 사람의 머리 위로 길쭉한 그림자가 졌다. 두 사람이었다.
어니스트, 데리러 왔다.
늦어서 미안하다.
생일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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